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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았다 일어설 때 어지럼증, 혹시 단순 빈혈이 아닐 수도?

by Heartman 2025. 4. 22.

앉았다 일어설 때 어지럼증, 혹시 단순 빈혈이 아닐 수도?

앉았다 일어설 때, 혹은 누웠다 갑자기 몸을 일으킬 때 순간적으로 심장이 빠르게 뛰고 머리가 핑 도는 경험, 많은 분들이 한 번쯤은 느껴보셨을 겁니다. 대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빈혈’이나 일시적인 ‘기립성 저혈압’으로 가볍게 생각하고 넘어가기 쉽습니다. 하지만 만약 이러한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단순한 빈혈이 아닌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Postural Orthostatic Tachycardia Syndrome, POTS)’이라는 자율신경계 이상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앉아 있을 때 안정된 심박수와 일어섰을 때 빠른 심박수 및 어지럼증 대비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POTS)이란 무엇일까요?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은 누워 있거나 앉아 있는 상태에서 일어섰을 때, 심박수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입니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기립 시 혈액이 하체로 쏠리는 현상에 대해 자율신경계가 적절히 반응하여 혈압을 유지하고 심박수를 안정적으로 조절합니다. 하지만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 환자들은 이러한 자율신경계의 조절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여, 기립 시 심박수가 과도하게 증가하고 여러 불편한 증상들을 겪게 됩니다.

POTS의 특징적인 증상과 진단 기준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양소영 교수는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의 가장 특징적인 징후는 누운 상태에서 일어선 후 10분 이내에 심박수가 안정 시보다 분당 30회 이상 증가하는 것입니다. 이때 환자들은 현기증, 아찔함, 심할 경우 실신 직전의 느낌을 받거나 극심한 피로감, 집중력 저하, 가슴 두근거림 등의 다양한 증상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주요 발병 대상과 유병률

이러한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은 주로 10대 후반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여성들에게서 유병률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확한 발생률은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0.1~0.2% 정도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는 결코 드물지 않은 질환이며, 젊은 여성들의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POTS, 왜 생길까요?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컨디션 저하, 바이러스 감염, 자율신경병증, 만성 피로 증후군 등 다양한 요인들과의 연관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 후 회복기에 나타나거나, 수술이나 외상 이후, 자가면역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더욱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이후 후유증을 겪는 환자들 중 일부에서도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과 유사한 증상이 보고되고 있어,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정확한 진단 과정의 중요성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은 그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증상 또한 다양하게 나타나는 난치성 질환이기 때문에, 진단 과정이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관리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의 진단에는 주로 ‘기립경 검사(Tilt table test)’가 활용됩니다. 이 검사는 환자를 특수 제작된 침대에 눕힌 상태에서 점진적으로 침대의 각도를 변화시켜 가며, 환자의 심박수와 혈압 변화를 지속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를 통해 기립 시 심박수의 비정상적인 증가 여부와 혈압 변화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한 추가 검사들

기립경 검사 외에도, 환자의 증상 발현 시기, 과거 감염력, 수술 이력 등 자세한 병력 청취가 진단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필요에 따라 자율신경 기능 검사, 혈액 검사, 심장 초음파, 24시간 심전도 검사(홀터 검사) 등을 추가적으로 시행하여 다른 심혈관 질환과의 감별 진단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POTS, 완치보다 관리가 중요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을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명확한 치료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생활 습관 개선과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증상 완화를 위한 생활 습관 개선 방법

생활 습관 개선의 주요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수분 섭취량 증가: 하루 2리터 이상의 충분한 수분 섭취는 혈액량을 늘리고 혈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나트륨 섭취 증대: 적절한 염분 섭취는 혈압을 상승시켜 기립 시 저혈압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 후 적절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 소량씩 자주 먹는 식사 습관: 한 번에 많은 양의 식사를 하면 혈액이 소화기관으로 몰려 기립 시 어지럼증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소량의 식사를 여러 번 나누어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 누워서 하는 유산소 운동: 수영이나 리클라이너 자전거와 같이 누워서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은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심혈관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혈관 수축용 압박 스타킹 착용: 압박 스타킹은 다리에 혈액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여 기립 시 증상 완화에 효과적입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주로 사용되는 약물로는 심박수를 조절하는 베타차단제,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이는 혈관수축제, 그리고 혈액량을 보존하는 약물 등이 있습니다. 약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와 처방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환자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고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OTS, 꾸준한 관리와 조기 상담이 중요

양소영 교수는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만성적으로 지속되면서 일상생활에 상당한 불편함을 초래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 자신의 증상을 정확히 인지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젊은 여성 환자분들 중에서 반복적인 피로감, 집중력 저하,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면, 가볍게 넘기지 마시고 조기에 심장혈관내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관리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